16:39~21:02
8건 68850원
오늘은 대목이었다. 설날 당일인데, 날까지 춥고, 눈까지 내려서 가족들이 한집에 모여 음식 세트를 끊임없이 배달로 시키더라. 콜이 쉴 틈 없이 계속해서 울렸다. 혼자 지내는 나한테는 좋은 기회였다. 요 며칠 새 눈이 좀 왔다. 어제는 30분 넘게 기다려도 조리가 안되어서 처음으로 픽업을 포기한 가게가 있었다. 배차를 내가 임의로 취소하면 수락률이 떨어지고, 페널티가 주어진다고 하는데도 취소했다. 직원분께서 취소하라는 말을 하실 정도로 오래 걸리더라. 다른 배달 기사님들도 취소하고, 다른 콜을 받아 가셨다. 보통 배달 대기는 10분 내로 끝나는데, 주방 손이 유난히 느린 가게였다.
기상 악화 기본급과 미션
오늘도 눈이 좀 왔는데, 미션 4만원이 붙어서 2시간 동안 총 8건 하고 미션과 기상 보너스를 합쳐서 68,850원을 벌었다. 쿠팡에서는 기상 악화가 되면 기본급을 올린다. 또 배달 기사가 적다면, 4건 달성시 추가금, 6건 달성시 추가금 이런 식으로 미션을 줘서 공급을 늘린다. 일종의 보너스나 위험수당 같은 것인데, 오늘은 날씨로 평소 2500~3000원 정도였던 기본급도 4000~5000원대로 올라가고, 미션도 있어서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평소에 눈길을 넘어지지 않고 빠르게 걷는 연습을 자주 해놓은 것이 도움이 되었다. 이런 날은 자전거나 오토바이, 자동차보다 도보가 훨씬 안전하고 이점이 많은 것 같다. 미션은 3건에 1.5만원과 6건에 2만원, 이렇게 두 개가 한꺼번에 있었다. 한순간에 평소 배달보다 많은 돈이 들어오니까 상당히 즐거웠다.
배달 거리
처음에는 동네에서 돌다가 나중에는 한번도 안 가본 동네까지 돌았다. 한 번은 굉장히 깊은 아파트 단지 내부를 갔는데, 오토바이가 못 들어오게 길이 막혀 있고, 전부 얼은 눈이 쌓여 있어서 여기는 오토바이는 절대 못 오는 곳이겠구나 싶더라. 운도 좋아서 가까운 곳도 많이 돌았다. 같은 피자집을 같은 주택 단지를 두 번 왔다 갔다 하며 피자를 배달하기도 하고, 자주 가는 동네 마트 옆의 중국집에서 살고 있는 단지 내로 배달하기도 했다. 평상시에는 보통 완전한 비대면으로 배달이 이루어지는데, 오늘은 날이 추워서 배달이 지연되어서 그런가 배달을 마치자마자, 집 앞으로 나온 사람들을 마주치기도 했다.
깨달은 것
휴일 + 기상 악화 + 미션이 만나면 정말 평소보다 정말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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